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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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반전


2021. 3. 15.

2021년 2월,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3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처음에는 친모의 아동 학대 정도로 알려졌으나, 사망한 여아의 어머니로 생각되던 사람이 여아의 언니라는 DNA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복잡한 가정사가 있음이 드러났다.



2021년 2월 10일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당시 3세였던 여아(이하 '피해자')가 이미 사망해 있던 것을 아래층에 살고 있던 '외할머니' 석모 씨(48)가 발견하여 신고한다. 함께 살던 '어머니' 김 모 씨(22)는 몇 달 전 먹을 것도 남기지 않고 아이만을 집에 내버려둔 채 이사를 갔으며, 전기도 끊긴 상황에서 혼자 남겨진 아이가 굶어죽고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뒤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2월 19일 경찰은 김 씨를 살인, 아동복지법, 아동수당법, 영유아보호법 위반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전 남편과 살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게 되면서 딸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 2020년 5월 20일, 전기료 5개월치가 미납되어 김 씨의 집이 단전되었으며, 피해자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 최소 2개월 반 이상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사 당시 김 씨가 찍은 사진에서 보이는 피해자의 모습은 처참한 상태였다고 한다.

2020년 8월 초, 다른 남성을 만나 출산을 앞두고 있던 김 씨는 빈 집에 피해자를 버려둔 채 인근 빌라로 이사를 갔다. 당시 김 씨는 가재도구를 전부 들고 가 집 안에는 먹을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8월 중순 경, 김 씨는 아들을 출산한다.

2021년 2월 10일, 석 씨의 남편(외할아버지)은 “계약이 만료되었는데 따님(김 씨)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석 씨와 함께 김 씨의 집을 방문했다가 사망 후 6개월간 방치되어 반 미라 상태가 되어있던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2021년 3월 10일, 유전자 검사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가 피해자와 유전자가 일부 일치하긴 하지만, 친자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김씨와 이혼한 전 남편 홍씨는 유전자 검사에서 아예 친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혼란에 빠진 경찰이 혹시나 해서 주변 사람들로 검사 대상을 확인해본 결과, 숨진 아이의 친모는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40대 석 씨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사망한 피해자와 김 씨는 사실 이부자매 관계였던 셈. 수사기관은 석 씨가 자신이 출산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숨진 아이를 손녀로 둔갑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석 씨와 김 씨 모녀는 임신과 출산 시기가 비슷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둔갑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김 씨가 출산한 아이의 소재는 현재 오리무중이다.

너무 황당한 결과에 국과수도 당황했고, 몇번이나 더 정밀검사를 거친 후에야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경찰 수사 관계자는 석 씨와 김 씨는 정상적인 가족 관계가 아니었고 가족간에 주고받은 문자 등 여러 사안에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후 DNA 검사가 잘못되었다는 석 씨의 주장에 경찰은 총 4번에 걸쳐 재검사를 했기 때문에 틀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친모로 확인된 석 씨는 현재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제 딸(김 씨)이 낳은 딸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유전자(DNA) 검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또한 바꿔치기한 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진술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과 낳은 아이라 보기 싫었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김 씨가 아이가 바꿔치기됐음을 몰랐을 가능성과 알았을 가능성 모두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3월 14일 석 씨의 남편은 참고인 조사에서 아내가 임신과 출산을 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3월 8일부터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석 씨의 범행 내용을 파악하려 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까지는 석 씨가 몰래 딸을 낳아 김 씨의 딸과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사건의 피해자는 원래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공적기관에 파악도 되지 않은 무적자였지만, 석 씨의 농간으로 김 씨의 딸로 신분을 도용된 채 살았던 것이다. 현재 김 씨의 딸의 행방은 어떤지, 바꿔치기는 언제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그리고 김 씨가 알고 있었는지는 아직 불명이다. 일단 김 씨는 석 씨의 딸을 자신이 낳은 딸에게 붙인 이름으로 부르면서 키웠다고 한다. 경찰이 유전자 검사 결과 이야기해 주자 충격과 믿으려 하지 않는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바꿔치기가 일어난 게 사실이라면 김 씨가 낳은 친딸의 행방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살아있다면 다행이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영아 살해를 당한 피해 아동이 1명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석 씨에게 김 씨의 딸의 행방에 대해 계속 알아내려 하고 있으나, 석 씨는 DNA 검사가 잘못됐으며 자신은 딸을 낳은 적이 없다는 주장을 고수 중이라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씨는 어린 시절 석 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10대 후반에 집을 나갔다. 그 후 2019년경 김 씨는 홍 씨와 만나 임신을 했는데, 석 씨는 김 씨의 임신 사실을 초반에는 몰랐다가 출산을 앞두고 김 씨가 이야기한 후에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2018년 3월 30일, 김 씨는 병원에서 딸을 출산을 했고 출생신고를 했다. 그 후 김 씨는 산후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한 후 친정집에 아이를 맡기고 몸조리를 했다고 하는데, 이 때 바꿔치기가 됐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석 씨는 병원에서 출산하거나 관련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으며, 출생신고 역시 하지 않았다. 경찰은 명의 도용 가능성을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실 몰래 출산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임신 사실을 10개월 동안 아무도 모르게 숨길 수 있는지, 출산 후부터 바꿔치기 전까지 갓난아이를 어떻게 몰래 키웠는지, 그 동안 같이 살던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게 가능한지 등 의문점이 한두 개가 아니며, 일부 언론에서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 씨는 처음부터 임신한 적이 없으며, 석 씨와 공모했다는 설도 제기했다. TBS 라디오에 출연한 프로파일러 배 교수는 석 씨의 병원 기록이 없다는 점을 들어 실제로 출산한 것은 석 씨뿐이며, 그것을 김 씨가 출산한 것으로 처리해 키웠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씨가 병원에서 출산한 것이 의사에 의해 확인되면서, 비슷한 시기에 모녀가 모두 각각 별개의 아이를 출산했음이 확실해졌다.

경찰은 석 씨가 병원이 아닌 민간 시설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구미시의 민간 산파와 위탁모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 역시 진행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설 등에 맡겨진 아기들에 대한 조사는 물론, 최악의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2년간 발생한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들도 모두 재검토에 나섰다.



경찰은 신원 조회를 위해 피해자와 김 씨와의 DNA 검사를 했으나, 일부 일치할 뿐(동복자매니까) 친자 관계로는 불일치가 나왔다. 이에 경찰은 김 씨 주변 인물을 대상으로 DNA 검사를 해 석 씨와 일치됨을 확인했다.

문제는 친부인데, 처음에는 석 씨의 남편(외할아버지)과 숨진 아이 간의 유전자 대조를 했으나 결과 친자 결과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석 씨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이며, 그래서 내연남의 아이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숨진 아이의 친부로 추정되는 석 씨의 내연남 A씨와 B씨 모두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 관계가 아님이 밝혀지면서 더더욱 미궁에 빠지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한 아이와의 DNA 검사 결과는 김 씨의 전남편 홍 씨, 석 씨의 남편(외할아버지), 석씨의 내연남 1, 2 모두 불일치가 떠 친부가 불명이며 석 씨가 친모라는 것만이 확인된 상태이다. 경찰이 파악하지 못한 또 다른 내연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석 씨에게 공범이 있다면 피해자의 친부가 유력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찰은 역시 조사를 진행 중이다.



2021년 2월 27일 MBC 실화탐사대에서 이 사건을 다뤘다. 대부분 언론 기사에서는 김 씨의 전 남편이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가 김 씨가 아이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걸로 보도했는데, 김 씨의 전 남편이 직접 출연해 오히려 결혼 생활 도중에 김 씨가 외도해 현 남편의 아이를 임신하여 2020년 4월에 이혼하고 따로 살게 된 것일 뿐, 자신이 집을 나갔던 건 아니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김 씨는 남편과 결혼 생활 중이면서 다른 남자(현 남편)에게는 그에 대해 '집을 나가 아이 키우며 혼자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해당 회차에서 그때까지만 해도 사망한 영아를 자신의 딸로 알고 있었던 김 씨의 전 남편은 죽은 아이에 대해 애틋한 심정을 드러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실제로는 죽은 아이는 그와 피 한 방울 안 섞인 처제였고, 그의 진짜 친딸은 행방조차 묘연해졌다는 소름 돋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초 보도 당시만 해도 20대 친모의 비정한 아동 학대로만 그려졌는데, 이후 이를 능가하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모든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고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도 급전환됐다. 이러한 사실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가계도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 뉴스에서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훨씬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을 표출하는 사람들까지 나올 정도로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실화탐사대 측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취재에 들어갔으며, 사망한 아이와 아이의 친모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의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