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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들의 비밀

김은숙 작가는 강원도 시골의 가난한 집에서 3남매 중의 장녀로 태어났다. 집안이 매우 가난하여, 비가 오면 비가 샐 정도의 판잣집 같은 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의 어느 작은 가구회사의 경리로 일을 하면서 직장 근처에 있던 도서대여점에서 매일 책을 빌려서 읽으면서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신경숙 작가를 동경하여 25살의 나이에 신경숙 작가가 다녔던 서울예술전문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신춘문예에 도전, 2년을 물먹고 대학로에서 3년 동안 희곡을 쓰던 중, 드라마 제작피디를 하던 지인에게 "언니 드라마 한번 써봐"라고 권유를 받고 드라마를 쓰게 된다.

드라마를 쓰기로 결심하고 나서 몇 달 되지도 않아 강은정 작가와 함께 최민수, 최명길 주연의 2003년 드라마 태양의 남쪽을 쓰게 되고, 신인 작가로서 괜찮은 시청률로 성공적인 데뷔를 하게 된다. 그 후 2004년 박신양, 김정은 주연의 파리의 연인으로 57.6%라는 초대박 시청률을 올려 본격적으로 스타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강은정 작가와 작품을 하여 공동 집필 작가의 좋은 예시가 되었는데 프라하의 연인부터는 같이 쓰지 않는다.

이후의 작품들도 꾸준히 좋은 시청률을 기록하였고, 2008년 김하늘, 송윤아 주연의 온에어에 이어 2010년 현빈, 하지원 주연의 시크릿 가든이 신드롬 수준의 열풍을 일으키며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번 널리 알리게 된다. 타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게 나왔던 시티홀도 최고 시청률 19.6%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김은숙 본인도 시티홀에 대한 애착이 강하며 특히 시티홀 감독판 DVD 특전 영상인 150분 분량의 출연진+제작진이 한 자리에 모인 영상 코멘터리는 드라마 DVD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시티홀은 차승원과 김선아가 주연이라 상당한 기대작이었는데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완성도와 연기자들의 연기가 돋보인 수작이다.

그리고 중국 동시 방영을 위해 100% 사전 제작을 한 태양의 후예로 TV 시청률 파이가 줄어든 시대 상황을 무시하고 최종 시청률 38.8% 대박을 터뜨리는 위엄을 보여주었다. 사전 제작의 위험성을 고려해본다면 김은숙의 솜씨가 어느 정도 경지인지를 보여준다. 어떻게 써야 시청률을 올릴 수 있고 시청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 수 있는지에 있어서는 현재 드라마 작가 중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tvN에서 방송된 도깨비가 마지막 회 평균 시청률 20.5%와 순간 최고 시청률 22.1%(AGB닐슨 유료플랫폼)를 기록하며 케이블 최초 20% 돌파와 케이블 최고 시청률을 갱신함에 따라 또 다시 역사를 새로 쓴 작가가 되었다. 배우의 이름만으로는 더 이상 흥행 보증 수표가 되지 않는 시대에 tvN이라는 5~10년 전에는 1%만 나와도 감사했던 방송국에서 20%의 시청률을 넘기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압도적인 흥행력이다.

사실 십여 년 전만 해도 tvN은 고만고만한 저질 케이블 채널에 불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tvN의 거의 최초 효자급 드라마였던 막돼먹은 영애씨만 해도 시즌 초반엔 거의 2.5류 수준의 반 막장 드라마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tvN은 CJ라는 굴지의 대기업 소유라 타사의 유명 PD들을 돈으로 영입하면서 레벨이 확 올라갔다 볼 수 있다.

2018년 하반기에는 tvN에서 방송된 조선 시대 의병을 소재로 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흥행시켰다. 김은숙 작가 작품 최초의 사극이며, 높은 퀄리티로 촬영하기 위해 반 사전 제작으로 제작됐다고 한다. 여주인공은 충무로의 떠오르는 샛별 김태리이며, 남주인공은 이병헌으로 방영 전에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남녀 주인공 외에도 김민정, 유연석, 변요한, 김의성, 최무성 등 조연들의 캐스팅도 화려했다. 명성대로 3회부터 10%를 넘기기 시작하더니 15% 내외 시청률을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최종 18.1%의 시청률로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작품의 주제성도 꽤나 평가가 좋았던 드라마였다.

2020년에 더킹: 영원의 군주는 SBS로 편성되면서 오랜만에 SBS에서 집필하게 되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에서 남 주인공으로 나왔던 이민호와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왔던 김고은이 다시 한번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되었다.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은숙의 작품인만큼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나 정작 첫 방영 후에는 난해한 스토리, 오글거리는 대사와 더불어 그걸 커버하지 못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문제까지 겹치면서 첫 주에 10%대 초반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점점 떨어졌다. 김은숙의 이전 작품들에서 장점을 없애고 단점만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는 등 역대 최악의 평을 받고 있는 데다 작품 내외적으로 온갖 논란만 가득한 모습을 보이며 가뜩이나 불안하던 시청률이 더 떨어져서 극 중반 이후로는 시청률이 5~6%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방영 시작 시점의 기대가 무색하게 김은숙에게 최초의 실패를 안겨준 작품이 되었다.

영화 시나리오를 두 편 썼는데, 영화 쪽에서는 흥행이 부진하다. 2006년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현빈과 호흡을 맞추었고, 2010년 현빈과 다시 호흡을 맞춘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인터뷰에서 "(영화의 흥행 부진으로 인해) 현빈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영화에서 못 다 해준 것을 드라마에서 해주고 싶다."라고 발언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