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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슈퍼볼이 무조건 일요일만 고집하는 이유



슈퍼볼은 연례 행사를 기준으로 할 때 세계 단일 스포츠 결승전 시청자 수 1위를 다툰다.

2009년에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슈퍼볼을 누르고 최다 시청을 기록했지만, 네이버 포스트에 따르면 한 번뿐이었고 2010년부터 다시 슈퍼볼이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다. 2010년 시청자 수가 1억 647만 6천 명으로 처음으로 1억 명을 돌파하더니, 2011년 슈퍼볼에서는 1억 1,100만 명, 2013년 슈퍼볼에서는 1억 1,300만 명이 시청하는 등 전체 시청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대로 UEFA나 축구 관련 언론에서는 이미 2015년 시점에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1억 8,000만 명이 시청했다고 주장하는 등 슈퍼볼 쪽이 시청자가 확실히 더 많은지에 대해서는 집계 방법 등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시청자가 미국 본토에 거주하기에 시청률 집계가 용이한 슈퍼볼에 비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다양한 국가들에서 시청하기에 추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면이 크다. 챔피언스 리그에 비해서는 적지만 그래도 수천만 명 정도로 예측되어 무시할 수 없는 슈퍼볼의 해외 시청자를 어떻게 추산할지에 따라서도 비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슈퍼볼이 미국이라는 한 나라만의 최고 인기 스포츠임에도 세계 시청자 수 1위라는 타이틀을 내걸 수 있는 것은 내수 시장의 위엄이라고 볼 수밖에...

전 세계적인 시청자 수와 별개로, 미국 국내의 시청률은 40%가 넘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굳이 자기 팀이 진출하지 않아도 보는 경우가 많다. 라이벌이 진출했다든지, 아니면 그냥 재밌어서 본다든지 등. 시청률뿐 아니라 방송점유율도 압도적인데 2013년 슈퍼볼 XLVII(47회)의 경우엔 69%의 점유율로 미국 전체 TV 10대중 7대가 슈퍼볼을 시청하고 있었다.

역대 슈퍼볼 최고 시청률은 1982년에 열린 슈퍼볼 XVI(16회)의 49.1%이며, 가장 최근인 현지시각 2020년 2월 2일에 열린 슈퍼볼 LIV(54회)의 시청률은 41.6%를 기록했다. 관련 링크 MLB의 결승전인 월드 시리즈와 NBA의 결승전인 NBA 파이널이 통상적으로 10%를 채 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저 수치가 대략 감이 올 것이다. 이래서 방송사가 슈퍼볼 중계에 매달리는 것이다.

이러한 시청률의 엄청난 후광을 받아 해당 슈퍼볼 중계 방송사는 각자 리드 아웃(Lead Out) 프로그램을 편성하는데 슈퍼볼 게임 직후인 동부시각 기준 약 밤 10시 30분 부터 유명 드라마 시리즈, 리얼리티 프로그램 스페셜 등 인기 프로그램의 스페셜을 따로 제작하여 틀고 있다.

이 때문에 슈퍼볼과 관련된 산업은 엄청나며, 2019년 슈퍼볼 중계방송사인 CBS에서 책정한 슈퍼볼 하프타임 광고는 30초 기준 520만 달러, 한화 약 60억 원에 달한다. 초당 2억에 육박하는 엄청난 광고료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내겠다는 기업들이 줄을 서 있으며, 그 중에서 슈퍼볼 중계 방송사와 계약한 기업의 광고만을 틀어준다. 그리고 슈퍼볼 중계에는 협찬 기업이 해당 년도의 1/4분기 혹은 상반기에 TV를 통해서 보낼 광고가 최초로 공개되며, 이러한 광고들의 시사회를 겸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같은 제품의 광고도 슈퍼볼 버전으로 따로 제작해서 내보내기도 한다. 펩시나 버드와이저 같은 경우, 슈퍼볼에 내보낼 광고만 3~5가지 버전을 준비한다. 뿐만 아니라 그해의 화제의 영화 개봉작의 예고편 역시 이때 최초로 방송된다.

이 때문에 미식축구와 전혀 일면식이 없는 한국의 대기업들도(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미국 사업을 위해 돈다발 싸들고 NFL 사무국을 찾아간다. 대중의 관심도도 상당히 높아 각종 언론에서는 광고 방영 후 가장 호감도 있는, 관심을 가진 광고 순위까지 발표를 한다. 아직까지 유명한 슈퍼볼 광고로 리들리 스콧의 애플 매킨토시 128K 광고 1984등 웬만한 영화는 저리 가라 할 수준의 스토리텔링이나 당대 모든 기술력, 마케팅 요소를 모두 쏟아부은 작품들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기아자동차의 슈퍼볼 광고가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