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경은 2023년 3월 7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케이트 블란쳇이 아닌 자신이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기사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얼마 안 되어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인터넷에 그 사실이 퍼져 논란이 생겼다.
기사 제목이 "우리가 백인이 아닌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본 지 20년이 지났다. 2023년에는 변화가 있을까?"라며 백인 위주의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양자경이 그 기사 아래에 "이것은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처럼 생긴 모든 어린 소녀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다른 이들이 우리를 봐주고 들어주기를 원한다.”라는 코멘트를 단 것으로 보아, 서구사회에서 소수자인 동양계가 겪는 인종차별의 벽이 사라지기를 바란다는 취지였던 것 같다. 취지는 좋았으니, 다른 동양계 배우나 동양계 팬이 동양계 커뮤니티의 발전과 결속을 위한 상징적인 의미로 양자경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바라며 이런 기사를 공유하고 같은 코멘트를 달았더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인공 양자경과 TAR 타르의 주인공 케이트 블란쳇이 가장 유력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히는 상황에서, 양자경 스스로가 유색인종 배우의 수상을 바라는 내용의 기사를 자기 SNS에 올렸다는 점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러니까 유색인종인 내가 여우주연상을 받아야 해'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해당 기사에는 경쟁자인 케이트 블란쳇이 이미 두 번이나 아카데미상(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아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라 굳이 세 번째로 받을 필요는 없다는 내용도 있다. 경쟁자가 이런 식으로 언급된 기사를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의 규칙에 어긋나는 행위로 볼 수도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양자경 측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는지 해당 글을 몇 시간 만에 삭제했지만, 이미 그 내용이 인터넷에 퍼진 뒤라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네티즌들이 양자경을 비난하는 쪽과 옹호하는 쪽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는가 하면, 일부 언론이 문제의 글을 양자경 스스로 올렸는지 아니면 소속사 직원이 올렸는지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또 다른 언론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백인 위주라는 점을 양자경이 비판했다고 보도하는 등 이슈가 되었다. 글의 취지가 좋았다는 것과는 별개로, 아카데미 시상식이 5일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경솔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셈이다.
결국 아카데미 측에서 이 정도 경미한 행동은 아카데미 규칙을 어겼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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