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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다이어트

한국 2형 당뇨의 90%가량은 비만성 성인 당뇨


2형 당뇨란, 후천성 당뇨병으로, 전체 당뇨병의 80% 이상이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라고 한다. 베타 세포에서는 충분한 양의 인슐린을 분비하는데도 이를 세포에서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고혈당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있다고 표현한다. 따라서 약물 치료가 불가능하며, 운동과 식습관 조절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도록 교육시킨다. 다만 1형과 달리 혈당 수치가 적당히 높은 채로 유지되기에 10년씩 앓지 않고서야 다음, 다뇨 등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차라리 어린 시절에 걸리면 학창시절에 학교에서 매년 소변검사를 하니까 발견 가능성이 높은데, 어중간한 나이에 걸리면 나중에 발견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너무 오래 끌거나 운이 없으면 인슐린 수용체의 숫자가 줄어버리게 되어, 결국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인슐린 주사는, "반응을 안 하니 왕창 때려넣자"에 가까운 개념이 된다. 쉽게 말하면 인슐린은 필요량만큼 나오는데 반응이 20%밖에 안 나오면 필요량의 다섯 배를 때려박는 것이다.

가장 흔한 고위험 요인은 운동부족과 비만이다. 우선 운동이 부족하면 근육의 포도당 흡수 능력이 낮아진다. 그리고 비만으로 인해 간과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면 지방대사가 증가하고, 그 지방대사 부산물이 인슐린의 작용을 저해하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킨다. 이 경우 같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간과 근육의 포도당 흡수(glucose uptake)가 적어지면서 혈당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기 때문에, 인체는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량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한다. 이렇게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혈중 인슐린 농도가 증가하는 것을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이라고 하고, 이러한 높은 인슐린 농도는 지방세포를 분해해 혈중 유리지방산 농도를 높이고 간에 지방을 축적해 지방간을 유도한다. 이렇게 인슐린저항성에 의해 고인슐린혈증이 일어나 간에 축적된 지방은 인슐린 작용을 저해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을 심화시키는 양성피드백을 일으킨다.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사람의 가장 큰 증상은 (본인이 느끼지는 못하지만) 식단에 따라 식후 최대 150-220mg/L 에 달하는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난다는 점이고, 이런 높은 혈당은 당뇨보다는 낮지만 정상인보다는 훨씬 높은 5.5 이상의 당화혈색소 수치(당뇨 위험군)로 나타난다. 췌장은 인슐린을 정상인보다 몇배씩 분비해야 하여 혹사당하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이 관리되지 않고 10-15년 이어지면 췌장 베타세포가 죽으면서 2형 당뇨가 된다.

인슐린 저항성은 아직 췌장 베타세포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은 단계로, 이때 올바로 대처해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면 췌장 베타세포가 죽는 것을 막아 당뇨로 이어지는 것을 막거나 크게 지연시킬 수 있다. 방법은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 원리를 반대로 해주는 것이다. 우선 운동을 통해 근육의 포도당 흡수 능력(=인슐린 감도)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고, 체중 감소를 통해 근육과 간의 지방을 빼서 인슐린 작용을 막는 지방대사산물을 줄여주면 된다. 물론 말로는 쉽지만 이러한 '생활습관개선'을 현실의 일반적인 사람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과체중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 사람들은 많은 경우 당뇨로 이어진다. 여기에는 매끼니 흰쌀밥을 반드시 먹는 고탄수화물 식단도 큰 몫을 한다.

장 세균총(gut microbiome) 가운데 2형 당뇨병을 촉진 또는 억제하는 박테리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체중아 출산한 여성에게는 나중 2형 당뇨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증세가 같으니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라고 통칭되지만,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생활습관 개선, 다양한 당뇨약의 처방, 장기 이식이 필요하다면 면역억제제 투여를 하는데 2형 당뇨병 환자가 췌장 이식을 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다만 2형 당뇨도 오래갈수록 췌장 기능이 망가져서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기에 인슐린이나 췌장 이식을 염두에 두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생활 습관병으로 현대인의 최대 건강 문제 중 하나인 당뇨병은 이 비의존형 당뇨다. 상술됐다시피 야생이든 문명화가 되었든간에 추세를 보면 젊을 때 발생하는 2형 당뇨는 대부분 차상위나 심지어 기초생활수급자 수준의 가난한 사람들이 주류이다. 특히 10대 초/중/고생인 청소년들과 20대 대학생인데 2형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가 왔다?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다. 거기다가 이건 고혈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이 문제를 대단히 걱정하고 있는데, 저소득층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부유한 계층보다는 혈압과 당뇨 관리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규칙적으로 적정량씩 먹거나 운동하거나 잠을 자는 식습관 관리도 힘들 뿐더러, 아무래도 필요한 치료와 검사 등에서 돈 걱정 없는 사람들과는 차이가 발생한다.


2형 당뇨병이 발생한 소아·청소년 환자는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당뇨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 유병률이 7%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료법

기본적으로 한국 2형 당뇨의 90%가량은 비만성 성인 당뇨인데, 이러한 경우 다이어트가 당뇨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정설이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원이 2015년 발표한 보고문건에 따르면 오로지 외과적 수술만이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다이어트 방식이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2018년부터 이러한 고도비만 치료 목적의 베리아트릭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한국 의학계의 반응 또한, 이러한 비만대사수술이 다이어트에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데에 동의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학계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형 당뇨 환자 중 이러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5년 후 약물 치료만 받은 환자에 비해 당화혈색소 등의 수치에서 유의미하게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냈다고 한다. 

스웨덴에서 발표된, 현존하는 최장 기간인 15년간의 추적 결과에서도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가 약물 치료만 받은 환자에 비해 더 치료에 성공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었다. 

마지막으로, 미국 학계에 보고된 연구 결과 중에는 당뇨 환자 중 신장 기능에 이상을 보인 환자들이 수술을 받은 뒤 유의미한 수치 개선이 관찰되었다는 결과도 존재한다.

물론 이러한 비만대사수술이 2형 당뇨를 완치시키는 기적의 수술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급히 체중을 감량하고 장기적인 관리 체제를 수립해야 할 상당수의 초기 비만형 당뇨 환자들에게 매력적인 치료 방법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처음부터 외과적 수술을 하는 것은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고, 비교적 최근에 시행된 방식이라 장기적 영향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물과 식이조절 운동 등을 실시해 보다가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권유된다.

이러한 2형 당뇨 환자들이 받기에 적절한 수술로 한국 의학계는 루와이식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을 꼽고 있다. 기존에는 당뇨 수치 개선에 있어서 루와이 식 위우회술이 위소매절제술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연구 결과 두 수술 간에 그리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는 보고 또한 존재한다.

당뇨 치료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즉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해야 되는 것인데, 경구형 혈당강하제나 주사형 인슐린을 복용하기도 한다. 이때 약을 어떻게 처방해야 되는지에 관해서는 관련 학회에서 위 그림처럼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놓고 일정 주기로 갱신하고 있다. 인슐린을 제외하면 크게 8가지 계열의 약제가 한국에 출시되어 있다. 위 그림처럼 비구아니드 계열과 SGLT-2 억제제 계열을 1차 치료약물로 추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기전의 약제가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경구용 혈당강하제 시장은 한국에서만 5천억 원에 달하는, 전세계적으로 거대한 규모고 당뇨 환자 대부분은 관리 시 빡센 노가다판이나 군 특수부대 등이 아닌 한 일을 시켜먹을 수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독려한다.

하지만 이런 많은 약들도 모두 공통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약을 복용해도 혈당이 바로 정상치까지 떨어져서 마음대로 먹을 수 있지는 않다. 그리고 여전히 생활이 불편하다. 많은 당뇨 환자들은 아무리 많은 약을 복용하더라도, 결국은 본인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예 1형 당뇨병은 초속효성 주사 때문에 운동 시간과 식이에도 제약이 크게 따른다. 약물이 불러오는 저혈당과 초속효성 인슐린이 불러오는 저혈당은 속도부터가 다르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약을 복용해도 일반 환자들처럼 마음대로 양껏 먹으면? 약 안 먹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당연히 관리할 때보다 식후 혈당이 좀 더 오른다. 그렇다고 닥치고 굶을 수도 없다. 굶으면? 지방질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더 빨리 죽는다. 케톤산증이 얼마나 무섭냐면 그 김정일도 몇 년 만에 보내버린 병이다. 아니 그 전에 저혈당 쇼크로 의식 잃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식이요법 & 운동요법이 전혀 없이 마음대로 먹으면서 약물로만 혈당 조절이 정상적으로 가능한 약이 나온다면 의사와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편하다. 물론 현재 그런 약은 없다.



일단 당뇨병 자체의 완치법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문제는 그 자체보다는 합병증으로 탈이 난다. 하지만 관리를 매우 철저하게 잘하면 기대 수명까지 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으며, 관리를 엄청나게 잘 한 경우 일반인 수준의 수치로 회귀하는 환자들도 있다. 특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경우 관리가 잘 될 경우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발병 확률을 보인다. 하지만 관리가 안 되면 몇 년 이내에 합병증이 발생하는 환자도 많다. 약을 먹으면 최대한 늦출 수는 있지만, 그래도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합병증을 얻게 된다. 심지어 당뇨병이 의심되어 검사해보니 이미 당뇨 합병증이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당장의 당화혈색소 수치도 중요하고 당뇨를 앓은 기간과 치료를 하지 않은 기간도 다 중요하다.